초전도체 밈
국내 연구팀이 꿈의 물질로 알려진 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 소식을 사전 논문발표 사이트 ‘아카이브’에 게재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와 관련 증시까지 들썩이고 있습니다.
고려대 연구진과 고려대 출신이 창업한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지난달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상온·상압 조건에서 초전도체 물질 ‘LK-99’을 개발했다고 2편의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연구진은 납 기반 물질에 일부 구리 원자가 들어간 특수 구조의 물질에서 상온 초전도 현상이 구현됐다고 밝혔습니다.
퀀텀에너지연 측은 LK-99 성분과 조성, 제조법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과학계에 의하면 동료평가인 피어리뷰도 거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카이브는 누구나 자유롭게 논문을 게재할 수 있는 사이트로 실험을 통해 재현과 반복성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과학계의 조언입니다. 실험을 통해 확인되기까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전도체가 뭘까?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에 이르는 현상입니다. 전기저항이 없는 것으로 전기, 전자제품의 효율, 수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초전도체는 1911년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의 카멜린 온네스가 수은의 전기저항을 실험하다 절대온도 4.2K(영하 268.8℃)에서 전기 저항이 없어지는 상태를 발견하고 초전도 현상이라고 명명했죠
각국의 연구진은 초전도체 연구를 지속해 왔습니다. 초전도는 다양한 종류의 물질에서 나타납니다. 그동안 확인된 물질만 해도 6000여종이라는게 과학계의 설명입니다.
1933년 발터 마이스너와 로베어트 오흐젠펠트가 마이스너 효과를 발견했습니다. 초전도체가 자기장을 밀어내는 현상을 발견한 것으로 공중 부양처럼 보여 영화 등 소재로 활용됩니다. 초전도체를 절대온도 이하로 냉각해 자석을 초전도체 위에 올리면 자석이 공중 부양하듯 떠 있게 됩니다. 이는 자석과 초전도체의 반발력 때문인데 초전도체 내에 자기장이 발생하고 이는 자석의 자기장을 상쇄하면서 자기장이 0에 이르는 현상 때문이죠
저온초전도체는 임계온도보다 낮은 영하 26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냅니다. 초저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고가의 액체헬륨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이죠 이는 비용문제로 이어집니다. 저온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장비는 병원의 자기공명영상(MRI), 연구에 사용되는 입자 가속기 등 제한적입니다.
고온 초전도체는 30K(약 영하 243℃) 이상에서 구현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1957년에는 존 바딘 등이 초전도 현상을 미시적으로 설명하는 BCS 이론을 제안하고 86년 임계온도 35K에서 구리계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초전도 현상이 확인되며 8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초전도 자석은 지금까지 알려진 자석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공기, 직사광선, 무게, 부피 등 상관없이 전기를 전달할 수 있는 전략 양이 무한합니다. 고성능의 변압기, 전력장치, 자기부상 장치 등 활용 범위가 확대됩니다. 컴퓨터 분야는 발열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냉각이 필요 없어 컴퓨터 소음, 고장 문제도 없어 수명이 더 길어질 수 있죠
일각에서는 양자컴퓨터 분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인 냉각을 위한 막대한 공간, 에너지 문제도 해결, 소형화와 상용화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장에 의하면 고온 상압 초전도체와 양자검퓨터와는 별개입니다.
병원 MRI도 액체헬륨을 사용하지 않아 비용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인류의 미래 에너지로 손꼽히는 핵융합발전도 냉각장치가 필요 없어지면서 플라즈마 구현이 수월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초전도체를 사용하면서 전력의 효율성이 극대화돼 산업계는 전기세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물론 과전류로 인한 전기화재 사고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전세계가 이처럼 관심이 뜨거운 이유입니다.
그러나 상온상압 초전도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2020년 미국 로체스터대학 디아스 연구팀이 탄소질황수소화물을 이용해 구현했다(288K, 15℃)고 논문을 네이처에 보냈으나 재현성이 없다는 이유로 게재가 취소됐습니다. 21년 같은 대학에서 이트륨 수소화물로 262K(영하 11℃)에서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나 올해 취소된 바 있습니다. 다만 연구팀은 지난해 7월 20년도에 발표내용보다 압력을 낮춰 성공했습니다.
국내에서 발표한 LK-99가 상온 상압의 초전도체라면 인류 역사상 최대의 발명으로 노벨상은 물론 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등극할 수 있습니다. 재현실험을 위해 국내외 연구진이 속속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 로렌스버클리연구소는 상온 상압 초전도체 구현 정보를 바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LK-99의 구조가 초전도체 현상 가능성이 있다고 아카이브에 올렸습니다. 국내에서는 성균관대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단, 고려대 초전도 재료 및 응용 연구실, 서울대 복합물질상태연구단 등에서 LK-99 재현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를 중심으로 퀀텀에너지 측이 제작한 시편을 제공할 경우 서울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등에서 검증에 참여키로 했습니다.
이주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는 “아카이브는 누구나 자신의 연구 내용을 올릴 수 있고 누구나 볼 수 있는 사이트로 일종의 게시판과 같다. 피어리뷰가 없으니 지금은 누구도 보증하지 않은 결과”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 “LK-99에 대해 라운드 로빈 테스트(RRT)를 할 필요도 있다. 이를 통해 초전도체 재현성, 반복성 여부를 확인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아카이브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강점이 있지만 자칫 기술주 주가를 움직이기 위해 악용될 수도 있다”면서 “국내외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각국에서 재현에 나서고 있으니 신중하게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RRT는 발표자가 같은 샘플을 만들어 공신력 있는 연구그룹에 보내 실험을 해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고온상압 초전도성 재현, 지속 여부를 확인하면 됩니다.
이용호 표준연 양자컴퓨팅 단장 역시 실험과 샘플의 고도화, 정밀화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번 발표는 기존과 뭔가 다른게 있어 보인다. 다만 샘플과 데이터가 완벽하지 않아 확인이 안된다”면서 “재현을 위한 실험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샘플을 완벽하게 해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 헬로디디(http://www.hellodd.com)